신인상

현대시학 신인상 2009년

주선화 2009. 9. 12. 10:02

저 곳 참치

 

                              - 최호일 

 

 

 

 참치를 보면 다른 별에 가서 넘어지고 싶어진다

 

 동그란 깡통 참치

 

 어떻게 이런 모습으로 바다를 헤엄쳐 다녔는지 깡통 속에서 살이 통통하게 쪘는지 지느러미와 내장이 없다

 

 참치는 좀 더 외로운 모습으로 진화해 온 듯하다 먼 훗날

 비행접시를 타고 바닷가에 내린 어느 외계인처럼

 사람들은 내용물을 버리고 깡통을 구워 먹을지 모른다

 다 먹고 버린 참치를 차고 노는 아이들

 

 참치를 숭배하는 자세로 비닐봉지에 담아 가지고 오다가

 덜커덩 자전거가 어느 돌에 넘어졌다

 

 저 곳으로 넘어지는 참치

 

 저 돌은 어느 별에서 날아 왔을까 돌은

 그곳에서 가시를 발라낸 비교적 딱딱한 참치일 수도 있고

 저녁 어스름의 근원적인 고독일 수도 있다

 

 아가미가 없는 참치

 

 

             2009년 제19회 현대시학 신인작품당선작

 

 

 

          - 1958년 충남 서천 출생.

             잡지 프리랜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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