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밤 11시 / 신달자

주선화 2020. 11. 12. 10:18

밤 11시

신달자

 

미닫이를 몇 번 여닫았을 뿐인데 어둠 여물어 밤 11시가 되었네

 

아뿔싸 한 시간이라 60분만 남았에

 

서둘러 봄을 불러 쟁기질을 하고 씨앗을 심고 푸른 잎들 옆으로 잘못 뻗어 나온 풀들을 뽑고 여름 속에서 벌레를 잡고 쑥쑥 크네 생명의 환희는 여름 속에 있지 땀의 열매는 가을에 있어서 한 바퀴 우주의 땀을 씻고 나니 열매 거두기 참 넉넉하네 그리고 겨울이 오지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종이책을 펼치며 아아아 1초가 남은 오늘 하루 안녕이라고 말하며 완전히 나무에서 떨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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