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메이커
ㅡ 정상미
맨 앞을 끌고 가는 바람막이 촛불 하나
어느 순간 꺼져야 할 비운의 단막에도
기꺼이 역을 맡는다 높바람 미당긴다
지친 몸 다 털어내 더는 촛불 아닐 때
웅그린 바깥을 밀어 저 멀리 앞세우는
한 번도 중심이 되어 살아본 적 없는 사내
한 얼굴이 바람을 연다 다른 사람 만나서
외로운 길 마다않고 앞을 밝히고 나간다
심지가 다할 때까지 나를 당긴 아버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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