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페이스메이커 / 정상미

주선화 2021. 4. 14. 09:16

페이스메이커

 

ㅡ 정상미

 

 

맨 앞을 끌고 가는 바람막이 촛불 하나

 

어느 순간 꺼져야 할 비운의 단막에도

 

기꺼이 역을 맡는다 높바람 미당긴다

 

지친 몸 다 털어내 더는 촛불 아닐 때

 

웅그린 바깥을 밀어 저 멀리 앞세우는

 

한 번도 중심이 되어 살아본 적 없는 사내

 

한 얼굴이 바람을 연다 다른 사람 만나서

 

외로운 길 마다않고 앞을 밝히고 나간다

 

심지가 다할 때까지 나를 당긴 아버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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