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비밀번호
ㅡ 정상미
너를 열 땐 언제나 처음부터 진땀이 나
쳇바퀴 다람쥐처럼 단서들을 되짚는다
비밀은 물음표 앞에
굳게 닫혀 덧댄 빗장
하루에도 여러 번씩 바뀌는 네 취향은
여기저기 흩어놓은 서투름과 내통해도
자물쇠 가슴에 숨어
드러나지 않는다
네 날씨 풀어내려 구름 표정 살펴보다
숨겨둔 꽃대라도 찾아낼 수 있을까
불현듯 네가 열린다
꽃숭어리 활짝 핀다
햇빛 의자
속울음 번진 공터 의자 하나 누워 있다
슬픔을 배양하는 근심은 움푹해서
봄 입구 무료급식소는 한쪽으로 기운다
무너지는 무릎들은 어디서 쉬어야 하나
조그만 오두막은 끼니마다 리필이 돼도
그들은 오갈 곳 없어 오는 밤이 두렵다
햇살이 그려놓은 의자 위 오선지에
흔들리는 어깨가 음표로 와 누울 때
날마다 살아내는 비루, 왈츠로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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