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잔칫집 / 조경선

주선화 2021. 3. 13. 11:20

잔칫집

 

ㅡ 조경선

 

 

남은 음식 버렸는데 잔칫집이 되었다

부르지도 않았는데 새들이 손님이다

저마다 산동네 소식 오늘만큼 분주하다

 

잘 차린 집밥이 새들도 그리웠는지

마당 안쪽 파낸 자리 둥글게 모여 앉아

제각기 안부를 물을 때 슬픔마저 정갈하다

 

새끼를 거느리는 마음이 바빠진다

음식을 먹다 말고 연신 물고 나른다

발자국 무수히 찍힌 어미의 저 몸짓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붉은 신발 / 김진숙  (0) 2021.05.20
페이스메이커 / 정상미  (0) 2021.04.14
목력 / 조경선  (0) 2021.03.13
어떤 우산 / 백윤석  (0) 2021.02.23
벗고 싶은 봄 / 조규하 (2021년 국제신문 시조 신춘문예 당선작)  (0) 2021.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