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다시, 수평선 / 손택수

주선화 2022. 5. 21. 10:43

다시, 수평선

 

ㅡ손택수

 

 

무현금이란 저런 것이다

두 눈에 똑똑히 보이지만

다가서면 없다, 없는

줄이 퉁 퉁

파도 소리를 낸다

시퍼런 저 한 줄

양쪽에서 짱짱하게 당겨진

밤이면 집어등이 꼬마전구등처럼 켜져

찌릿찌릿

전기가 흐르는

저 한 줄, 바다 한가운데 드니

구부러져 둥근

원이 되었다

아득하게 트인 감옥이 되었다

배가 바다의 배에 배를 얹고

젖을 빤다 까무룩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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