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맞고 약 타고
-김안녕
김치만두 사고
야채고르케 비닐에 담아
집에 간다
한의사는 사랑니 때문에 얼굴이 부었다 한다
허리 아픈 사람
이 아픈 사람
술병 나서 모로 누운 사람
어쩌면 다 사랑 때문 일까
사랑 때문이다
어디쯤이야?
나보다 금세 도착하겠네?
전철에는 전선도 없이 이어진 사람들
병이 이어지듯
쾌유도 이어지면 좋을텐데
너무 아파서 너무 바빠서
무료할 틈조차 없는 사람들
망원역에서 타고
망원역에서 내린다
망원(望遠), 멀리 바라본다는 말을
기도처럼 되뇌어 보는 오늘
동승(同乘)이 동병(同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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