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그냥 흐르는 물은 없다 / 이우디

주선화 2024. 2. 7. 15:16

그냥 흐르는 물은 없다

-shadow

 

-이우디

 

 

바닥이 깨졌다

 

바닥에도 기울기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가면과 가면 사이

 

바닥이 일어났다

 

바닥은 얼굴이 없어서 슬픔을 잠시 잊은 가면과 가면 사이

 

의도하지 않은 바닥이 반사한 사월의 한숨 , 들

 

농담 같은 이유가 왔고 바닥이 높아진 순간

 

하늘이 깨졌다

 

쏟아진 구름발이 새파랗거나 말거나 러브송이 흐르는 상점들은 먼 과거

 

우리가 사라진 오늘이라 더 서러운 이태원 골목의 상징이 된

 

흰 피로 코스프레하는 눈, 꽃송이들

 

그림자가 깨졌다

 

있는 듯 없는 어느 날이 쏟아졌다

 

 

ㅡ 제 15회 열린시학상 수상작

 

 

 

 

 

 

 

 

 

'마음에 드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상 / 박소란  (0) 2024.02.11
약속의 후예들 / 이병률  (0) 2024.02.08
흔적 / 김밝은  (1) 2024.02.06
여기에 없는 질문 / 천수호  (1) 2024.02.04
오늘의 날씨 / 송미선  (1) 2024.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