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결이라는 말 / 문성해

주선화 2024. 2. 22. 10:39

결이라는 말

 

-문성해

 

 

결이라는 말은

살짝 묻어 있다는 말

덧칠되어 있다는 말

 

살결 밤결 물결은

살이 밤이 물이

살짝 곁을 내주었단 말

와서 앉았다 가도 된단 말

 

그리하여 나는

살에도 밤에도 물에도 스밀 수 있단 말

쭈뼛거리는 내게 방석을 내주는 말

 

결을 가진 말들은

고여 있기보단

어딘가로 흐르는 중이고

 

씨앗을 심어도 될 만큼

그 말 속에

진종일

물기를 머금는 말

 

바람결 잠결 꿈결이

모두모두 그러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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