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곰곰 /안현미

주선화 2008. 6. 14. 16:13

비굴 레시피

비굴은 나를 시 쓰게 하고
사랑하게 하고 체하게 하고
이별하게 하고 반성하게 하고
당신을 향한 뼈 없는 마음을 간직하게 하고
그 마음이 뼈 없는 몸이 되어 비굴이 된 것이니

곰곰

주름진 동굴에서 백 일 동안 마늘만 먹었다지
여자가 되겠다고?

백 일 동안 아린 마늘만 먹을 때
여자를 꿈꾸며 행복하기는 했니?

그런데 넌 여자로 태어나 마늘 아닌 걸
먹어본 적이 있기는 있니?

 

 

 

'짧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의 길 /함민복  (0) 2008.06.24
삼학년 /박성우  (0) 2008.06.17
病 / 기형도  (0) 2008.05.27
생리 /김선우  (0) 2008.05.26
詩가 흐르는 휴대전화  (0) 2008.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