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영주신문 신춘문예 2010

주선화 2010. 1. 8. 12:23

 무인카페 / 김대봉

 

 

 한낮에 도두동* 먹거리가 철썩거리며 나를 찾네

 자판기 커피만을 생각하다가 탁자가 있는 찻집을 보고

 구름 속으로 돌아가고 만 댕그란 햇살

 간직한 차일遮日을 거두고 나면

 공중이 어딘지 몰라, 너는 알아

 내 귀가 화알짝 벌렁하네

 어디선가 파도를 먹은 두더지

 구들장과 천장을 맴도는 그런 카페에서

 어머니의 삶을 운구할 허방을 찾고 있네

 두 잔 같은 한 잔의 차가 물고기 비늘처럼 흐물거리네

 탁자 위 무크지mook誌, 등자죽이 축축하게 오르고

 해안도로 고불고불 사랑초草가 무럭무럭 자라네

 드나드는 경고등에 실려 온 가을의 행간에

 구름을 넣을 수 있는 자간이 있는 걸까

 욕창을 사위하는 식탐에게 장침을 쑤셔 보지만, 쓰읍

 구름이 한 잠자는 사이 나는 차디차게 휘어지네

 꽁무니부터 잘려 나가는 찻잔 속 자연산 건덕지

 갈매기 울음이 목 좋은 길목의 호래자식처럼 울려 퍼지고

 밀물이 달아나기 전, 한 잔의 시간은 모금모금 나가네

 벗집**에서 반숙되어 튕겨져 나가는 통통배 가로막 부위로

 새참 같은 내 오래된 가요가 흘러나오고.

 

 

 * 도두동: 제주시 해안에 위치한 행정동

 **벗집 : 소금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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