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읽어 보는 시

에스프레스 / 김종미

주선화 2010. 2. 6. 14:50

에스프레스 / 김종미  

 

 

 

 꽃이 지면서 다급히 돌아보는 눈 길에

 눈이 내린다

 바람 한 점 없이 오직 중력의 힘으로만 내리는 눈은

 어느 청각 장애자의 눈에 비친 당신의 입술이다

 눈이 쌓인 그 자리는

 꽃을 사랑하여 몸서리치게 쓸쓸해진 꽃그늘의 무덤

 바람 한 점 없는 십초가

 너의 장례였으니

 이 겨울 나의 슬픔은

 짧고도

 뜨겁고도

 쓰디 쓴 블랙홀

 사랑은 언제나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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