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김안녕
아끼던 물병을 어디 두고 왔는지
기억이 없네
유용하다고 말했지
아낀다고 했었지
아끼는 사람을 어디 두고 왔는데
알 수 없네
어느 틈에
어느 옛날에
목이 마를 때,
그제야
너를 잃었다는 그 생각
감상
ㅡ허연(시인)
입으로는 유용하다고 아낀다고 말하면서도 실상 소중하게 다루지 않는 것들이 많다.
늘 가까이 있어 주기에 오히려 소중한 줄 모른다. 시인은 잃어버린 물병을 통해 소중한 것들에 대한 우리의 무심함을 일깨운다.
아낀다고 말만 해 놓고 물병을 잃어버렸다. 어디에 두고 온 지도 모른다. 늘 물병이 당연히 내 옆에 있을 줄 알았던 것이다.
목이 마르자 그제야 깨닫는다. 가장 소중한 걸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하지만 이미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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