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자리
-이제야
위로의 방법에는 표정이 있다는데
어떤 계절에도 녹슬지 않는 다정함이었다
아침이 되면 더 뭉특해진 슬픔이기를 기다렸지만
아무도 가져올 수 없는 울음의 자리가 있었다
어떤 표정이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슬픔에게
벽에 기댄 그림에 꽃을 말려둔다
말라가는 시간을 지켜주는 것이 위로일 수 없지만
곁이라는 자리에서 표정을 짓고 싶었던 날들
위로는 안아줄 수가 없어서 녹슬지 않는다는
모든 포옹을 빌려도 손이 모자란 흰 눈의 마음 같았다
빈 하늘에 액자들을 걸어두자 바래지도록
숨길 수 없는 슬픔들이 날아다닐 수 있는 정원이 될게
어떤 계절에도 늘 뭉특한 외로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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