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2008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주선화 2008. 1. 3. 22:03

염전에서 / 김남규

 

 

오늘도 서산댁은 낮은 바다 막고 선 채

뒤축의 무게로 새벽 수차를 돌린다

바람은 빈 가슴 지나 먼 바다를 일으키고

 

지친 오후 밀어내고 살풋 잠이 들자

잠귀 밝은 수평선 해류 따라 뒤척이며

뒤틀린 창고 이음새, 덴가슴도 삐걱인다

 

남편은 태풍 매미에 귀항하지 못했다

소금기 절은 목숨 몇 잔 술로 달랠 때

눈시울 노을로 번져 잦아드는 썰물빛

 

설움으로 풍화된 닻 말없이 내려두고

무명의 소금봉분, 매다 꽂힌 삽자루여

가슴엔 뱃고동 소리 야윈 달이 차오른다

 

 

*당선작은 왜 시조를 쓰는가에 대한 답을 알고 찾아낸 글감에 대해 거의

빈틈이 없을 정도로 말을 꿰고 있다 "오늘도 서선댁은 낮은 바다 막고 선 채"

의 첫 수 초장에서 "가슴엔 뱃고동 소리 야윈 달이 차오른다"의 마지막 수 종장까지

소금밭을 배경으로 "서산댁"을 내세운 삶의 포착을 외연성과 내포성이 알맞게 결구하여

시조가 갖는 시적 감도를 높여주고 있다 .   심사평 시인 (이근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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