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
정경화
그대에게 가는 길은 내 절반을 쪼개는 일
시퍼런 도끼 날이 숲을 죄다 흔들어도
하얗게 드러난 살결은 흰 꽃처럼 부시다
그대 곁에 남는 길은 불씨 한 점 살리는 일
바람이 외줄을 타는 곡예 같은 춤사위에
외마디 비명을 감춘 채 아낌없이 사위어 간다
그대 안에 이르는 길은 기어이 재가 되는 일
화농으로 굳은 상처 달빛으로 닦다 보면
비로소 쌓이는 적멸, 솔씨 하나 묻는다
-제1회 이영도 시조문학상 신인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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