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얼굴을 숨긴 꽃이 내게 물었다
ㅡ 허준
지하철 승강장에 섰는데
어디선가 꽃향기가 날아왔다
그때 그 꽃이 내게 물었다
당신은 안녕하냐고
주위에 아무도 없었고
향수의 잔향도 아니었는데
얼굴을 숨긴 채 스스로를 퍼올리는 구나
그렇게 슬픔이 우리 곁에 머무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