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 / 최동호
가랑이 사이로 가랑비가 가랑가랑하다
가랑이 사이사이 가랑잎이 굴러간다
가랑이 사이 가랑비에 옷소매 닳는
젖은 눈에 가망 없는 비 가랑가랑하다
영시의 간이역
영시는 떠도는 내 영혼의 간이역
한 겹씩 멀리 가는 새벽의 발걸음
술꾼들의 입 비틀어진 목소리도
골목길 돌아서 안개처럼 사라지고
끝내 잡을 수 없던 사랑의 옷소매
바람의 쪽잠도 머물지 못한 간이역
막을 수 없는 첫 기차의 울음소리
영시는 이슬 젖은 내 영혼의 간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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