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가랑비 / 최동호

주선화 2015. 9. 23. 10:12

가랑비 / 최동호

 

가랑이 사이로 가랑비가 가랑가랑하다

 

가랑이 사이사이 가랑잎이 굴러간다

 

가랑이 사이 가랑비에 옷소매 닳는

 

젖은 눈에 가망 없는 비 가랑가랑하다

 

 

 

영시의 간이역

 

영시는 떠도는 내 영혼의 간이역

한 겹씩 멀리 가는 새벽의 발걸음

술꾼들의 입 비틀어진 목소리도

골목길 돌아서 안개처럼 사라지고

 

끝내 잡을 수 없던 사랑의 옷소매

바람의 쪽잠도 머물지 못한 간이역

막을 수 없는 첫 기차의 울음소리

영시는 이슬 젖은 내 영혼의 간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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