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 있는 시

꽃팬티 꽃밭 / 곽성숙

주선화 2021. 5. 1. 09:00

꽃팬티 꽃밭

 

ㅡ 곽성숙

 

 

기념일이면 자매간에

꽃팬티를 선물하는

어머니와 이모님들

고목 같은 그들의 수다는

모처럼 노란 병아리들처럼 귀엽다

 

노랑 꽃팬티는 면이 더 좋고

주황 꽃팬티는 입는 맛이 더 좋단다

"언니가 이것 입소

아니다 니가 입어라"

밀거니 받거니 한참을 소란스럽다

 

그 왁자지껄함 속에서

기쁨의 물기와

웃음의 햇빛을 받으며

저마다의 한송이로 벙글어 보는 중이다

 

꽃밭 가를 서성이는 나를 보고

한송이의 어머니가 눈빛을 건넨다

너는 아직 분홍 꽃으로 피거라

분홍 꽃밭 한 평 분양 받아 나오는 등 뒤에서

까르르, 웃음보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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