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품

마른 아귀 / 주선화

주선화 2022. 12. 19. 14:41

마른 아귀

 

-주선화

 

 

이가 하얗게 꽃필 때

전갱이 새우 황석어 가자미 고등어

가리지 않고 배를 그득 채웠다.

 

먹어도 먹어도 허기졌다

뾰족 이빨로 기세등등 먹어 치웠다

어부에게 잡혔다.

갈린 배에서 나온

전갱이 새우 황석어 가자미 고등어는

개의 먹이가 되었다.

 

주둥이는 도려지고 아가미는 합죽이 되었다

몸통은 대꼬챙이에 끼워져 꾸덕꾸덕 말라갔다

바다는 늘 내 것이지만 내 것이 아니었다

 

바짝 마른 몸으로 바다로 돌아가려는 듯

바람이 세차게 불 때마다

파란 하늘로 날아오르게 날갯짓한다

 

 

*2022년 마산문학 발표

 

 

 

 

 

 

 

 

 

 

 

'발표작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섬망譫妄 / 주선화  (0) 2023.07.19
맨발 / 주선화  (0) 2022.12.20
벽돌 한 장의 길 /주선화  (0) 2022.12.19
갤러리 두모악 / 주선화  (0) 2022.12.14
시(외 1편) / 주선화  (0) 2022.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