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양떼들
-신달자
수심이랄까 근심이랄까 상심이랄까
아픔과 시련과 고통과 신음과 통증들은
모두 나의 양 떼들이라
나는 이 양들을 몰고 먹이를 주는 목동
헐떡이며 높은 언덕으로 더불어 오르면 나보다 먼저 가는 양 떼들이 있지
아픔과 시련은 아슬아슬한 절벽 끝을 걷고 신음과 통증은 목동의 등을 타고 올라
채찍질을 하기도 하지
다시 암진단을 받았어?
무섬증과 외로움이 격투를 벌이다가 서로 껴안는 것을 본다
자 집으로 가자
어둠이 내리면 나는 양 떼들을 모으고 목에 두르고 겨드랑에도 끼워 집에 들어가 가지런하게 함께 눕는다
오늘을 사랑하기 위하여 양 때들을 달래기 위하여
내 거칠고 깡마른 생을 어루만지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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