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비누 / 이우걸
이 비누를 마지막 쓰고 김씨는 오늘 죽었다
헐벗은 노동의 하늘을 보살피던
영혼의 거울과 같은
조그마한 비누 하나.
도시는 원인 모를 후두염에 걸려 있고
김씨가 쫓기며 걷던 자산동 언덕길 위엔
쓰다 둔 그 비누만 한
달이 하나 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