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읽어 보는 시

주선화 2009. 6. 16. 08:28

봄 / 송찬호

 

 

   이 적막한 계절의 국경을 넘어가자고 산비둘기 날

 아와 구욱 국 울어대는 봄날,

  산등성이 헛개나무들도 금연 구역을 슬금슬금 내

려와 담배 한 대씩 태우고 돌아가는 무료한 한 낮,

  그대가 오면 함께 찻물로 마시려고 받아온 골짜기

약숫물도 한번 크게 뜨거워졌다가 맹숭하니 식어가

는 오후,

  멀리 둥구가 내려다보인는 마당가, 내가 앉아 있는

이 의자도 작년 이맘때보다 허리가 나빠져, 나도 이

제는 들어가 쉬어야 하는 더 늦은 오후,

 

어디서 또 봄이 전복됐는가 보다

노곤하니 각시멧노랑나비 한 마리,

다 낡은 꽃 기중기 끌고

탈, 탈, 탈, 탈, 언덕을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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