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 송찬호
이 적막한 계절의 국경을 넘어가자고 산비둘기 날
아와 구욱 국 울어대는 봄날,
산등성이 헛개나무들도 금연 구역을 슬금슬금 내
려와 담배 한 대씩 태우고 돌아가는 무료한 한 낮,
그대가 오면 함께 찻물로 마시려고 받아온 골짜기
약숫물도 한번 크게 뜨거워졌다가 맹숭하니 식어가
는 오후,
멀리 둥구가 내려다보인는 마당가, 내가 앉아 있는
이 의자도 작년 이맘때보다 허리가 나빠져, 나도 이
제는 들어가 쉬어야 하는 더 늦은 오후,
어디서 또 봄이 전복됐는가 보다
노곤하니 각시멧노랑나비 한 마리,
다 낡은 꽃 기중기 끌고
탈, 탈, 탈, 탈, 언덕을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