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욕 / 김지유
이쁜이 수술을 끝내고 돌아온 그녀 펄펄 끓는 물로
소독을 한다
한번도 울어보지 못한 아기처럼 새로 태어난 가랑이,
축 늘어진 구멍만 넓어진
인생 바짝 죄어 한물간 애인이라도 부르러나
두 눈 질끈 감고 좁은 대야에 엉덩이를 주저 앉힌다
잘 익은 아랫도리 죄어올수록
세상이 환해진다 얼굴 주름살마저 펴지듯 몇 모금 길게
빤 담배꽁초
좌변기에 던져 넣으며
이쁜이들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 깊숙이 엉덩이를 들
이 민다
뜨거워라, 맹랑한 이 뜨거움의 첫맛만 견디고 나면
만산창이 지난 사랑마저 소록소록 새살이 돋아날 거라
팽팽하고 탱탱해진 그녀 반평생을 속고도
심장의 하초를 벌렸다 있는 힘껏 조여 본다
피맺힌 사타구니에 대롱대롱
새파랗게 매달려 있는
사내 몇 방울
*액션페인팅 시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