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 있는 시

좌욕 / 김지유

주선화 2010. 5. 8. 12:00

좌욕 / 김지유

 

 

  이쁜이 수술을 끝내고 돌아온 그녀 펄펄 끓는 물로

소독을 한다

  한번도 울어보지 못한 아기처럼 새로 태어난 가랑이,

축 늘어진 구멍만 넓어진

  인생 바짝 죄어 한물간 애인이라도 부르러나

  두 눈 질끈 감고 좁은 대야에 엉덩이를 주저 앉힌다

  잘 익은 아랫도리 죄어올수록

  세상이 환해진다 얼굴 주름살마저 펴지듯 몇 모금 길게

빤 담배꽁초

  좌변기에 던져 넣으며

  이쁜이들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 깊숙이 엉덩이를 들

이 민다

  뜨거워라, 맹랑한 이 뜨거움의 첫맛만 견디고 나면

  만산창이 지난 사랑마저 소록소록 새살이 돋아날 거라

  팽팽하고 탱탱해진 그녀 반평생을 속고도

  심장의 하초를 벌렸다 있는 힘껏 조여 본다

  피맺힌 사타구니에 대롱대롱

  새파랗게 매달려 있는

  사내 몇 방울

 

 

*액션페인팅 시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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