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품

경남문학 겨울호

주선화 2018. 1. 13. 11:10

세라비 cest la vie

 

                                        주선화



  

- 누군가 뛰어든 모양입니다

 

열차의 개폐장치는 작동하지 않았고 전화벨은 울려대고 소방차와 구급차가 달려오고 들것에는 얼굴을 가린 한사람이 실려 가고

 

- 52분 연착입니다. 내려서 바로 현금을 받아 가시면 12.5프로, 1년 안에 열차를 이용하시면 25프로 환급됩니다

 

- 12.5프로 그라고 25프로 그라는데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다

 

노인은 자신도 알아듣지 못한 말들을 수화기 너머로 넘기고

엄마를 바꾸라고 성화인가?

전화기는 엄마에게로 넘어가고

 

추석날, 어쩌자고, 혀를 차는 사람이 있고

추석날, 오죽하면, 차창 밖으로 고개를 돌리는 사람도 있고

 

계속 전화벨은 울어대고,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기다리라고

 

 

  *2017년 경남문학 겨울호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