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단시조 읽기

주선화 2021. 9. 9. 15:04

열쇠

 

ㅡ 이송희

 

 

너는 이미 떠났을까

 

단단하게 잠긴 안쪽

 

지상의 암호들도

 

서성이다 돌아갔나

 

비틀면 열리던 사랑

 

등 돌린 채 말이 없다

 

 

 

여의도 벚꽃

 

ㅡ 김민서

 

 

민생이 표류한다

꽃송이에 닿지 않고

 

공수표 꽃잎들

하르르 휘날리는

 

꽃놀이

여의도에선

짓이겨진 공약만

 

 

 

달팽이의 생각

 

ㅡ 김원각

 

 

다같이 출발했는데 우리 둘밖에 안 보여

 

뒤에 가던 달팽이가 그 말을 받아 말했다

 

걱정 마 그것들 모두

 

지구 안에 있을 거야

 

 

 

너무 큰 집

 

ㅡ 민병도

 

 

적막에 턱을 괴고

 

살구꽃 환한 봄날

 

혼자 남은 아버지가

 

바가지에 쌀을 씻는다

 

이승의

 

남은 집 한 채,

 

새소리도 끊겼다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설시조 모음집 참깨꽃 머슴살이 (외)  (0) 2021.12.03
단시조 읽기  (0) 2021.09.09
너라는 비밀번호 / 정상미  (0) 2021.05.21
붉은 신발 / 김진숙  (0) 2021.05.20
페이스메이커 / 정상미  (0) 2021.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