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
ㅡ 이송희
너는 이미 떠났을까
단단하게 잠긴 안쪽
지상의 암호들도
서성이다 돌아갔나
비틀면 열리던 사랑
등 돌린 채 말이 없다
여의도 벚꽃
ㅡ 김민서
민생이 표류한다
꽃송이에 닿지 않고
공수표 꽃잎들
하르르 휘날리는
꽃놀이
여의도에선
짓이겨진 공약만
달팽이의 생각
ㅡ 김원각
다같이 출발했는데 우리 둘밖에 안 보여
뒤에 가던 달팽이가 그 말을 받아 말했다
걱정 마 그것들 모두
지구 안에 있을 거야
너무 큰 집
ㅡ 민병도
적막에 턱을 괴고
살구꽃 환한 봄날
혼자 남은 아버지가
바가지에 쌀을 씻는다
이승의
남은 집 한 채,
새소리도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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