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연꽃
-정영선
조글조글 치맛자락 수면에 펼쳐놓고
촘촘 가시로 서슬 푸른 방패를 치고
햇살 당겨 뼘 넓히다
끝내,
제 살 찢어 불콰하게 홍자줏빛 꽃송이
아프게 피워 올리는 일은
자신의 한계 넘어
또 다른 세상에 우뚝, 서 보는 일
스스로를 가둔 철창 부수고
새로운 인연에게
가지런한 치아로 손 내미는 일
파문 같은 바람과 교접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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