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가시연꽃 / 정영선

주선화 2023. 11. 8. 09:05

가시연꽃

 

-정영선

 

 

조글조글 치맛자락 수면에 펼쳐놓고

촘촘 가시로 서슬 푸른 방패를 치고

햇살 당겨 뼘 넓히다

 

끝내,

제 살 찢어 불콰하게 홍자줏빛 꽃송이

아프게 피워 올리는 일은

 

자신의 한계 넘어

또 다른 세상에 우뚝, 서 보는 일

 

스스로를 가둔 철창 부수고

새로운 인연에게

가지런한 치아로 손 내미는 일

 

파문 같은 바람과 교접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