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정상미
우기를 파내다 발이 푹푹 빠졌어요
구름이 웃자라 눈가가 무른 지난여름
갈라진 우리 사이를
조롱 하는 번개들
천둥이 시간을 깨면
소스라치는 울음통
성난 강물은 범람해서 지하도를 삼켰어요
화나면 수장해 버리는 지구의 무지막지
판이 흔들려 어긋나는
당신과 나처럼
길은 진창에 누워 일어나지 않고
발목은 징후의 늪에서
돌아오지 않고
*나의 생각
이상기후란 시는 첫 연에서 푹 빠지게 한다
우기를 파내다 발이 빠지고
구름이 웃자라 눈가가 무르다는 표현도 너무 좋고
지구를 가지고 당신과 나의 대비가 너무 잘어우러져 있다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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