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몬처럼
-안차애
시나몬 가루의 맛는
오후 2시와 20살 사이에 핀 브라운
시몬 드 보부아르라든가 그녀의 책을 안고 만나던 당신?
시나몬은 음식이 아니라서 먹고 있어도
그리워집니다
시나몬은 매직처럼 솔솔 뿌립니다
늦은 끼니의 식빵은 그냥 빵이기를 거부합니다
식어가던 우유는 우유만은 아니라고
도리질하고요
반 스푼의 가루로
흩어지는 꽃
돋아나는 숨소리
뿌려지는 웃음소리
꽃도, 숫자도, 웃음소리도 아닌 당신이 톡톡
너무 가벼워서 풀풀 날리는
형체도 없이 떠도는
삼키지 못한 기척이 쑥쑥 자라납니다
이 맛은 기억과 통증 사이를 떠도는 브라운
너무 예민한 색깔은
삼키기도 전에 콜록거립니다
시나몬을 뿌립니다
어디에도 닿지 못할 가루들이 지나간 내일처럼
톡톡
아, 참
시나몬은 달콤해서 사나울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