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늙는 것보다 더 슬픈 것 /박지영

주선화 2008. 4. 16. 11:10

늙는 것보다 더 슬픈 것 / 박지영

 

 

팔조령 옛길 오르다보니

고갯길은 적요하다

새 길이 뚫리자 옛길은

산간 마을 빈 집처럼 지루하게 낡아가고 있다

사람의 손때가 묻어야 집이 오래 보존되듯

사람이 다녀야 다져지고 윤이 나는가 보다

길도 운명이 있어

태어나고 스러지는 것이다

이 길은 명이 다했는지

희뿌여니 밟으면 푸석거린다

늙는 것보다 더 슬픈 것은

아직 세상에 뭔 미련이 남아있다는 듯

밟으면 우는 소리가 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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