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 것보다 더 슬픈 것 / 박지영
팔조령 옛길 오르다보니
고갯길은 적요하다
새 길이 뚫리자 옛길은
산간 마을 빈 집처럼 지루하게 낡아가고 있다
사람의 손때가 묻어야 집이 오래 보존되듯
사람이 다녀야 다져지고 윤이 나는가 보다
길도 운명이 있어
태어나고 스러지는 것이다
이 길은 명이 다했는지
희뿌여니 밟으면 푸석거린다
늙는 것보다 더 슬픈 것은
아직 세상에 뭔 미련이 남아있다는 듯
밟으면 우는 소리가 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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