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읽어 보는 시

퉁* / 배한봉

주선화 2008. 4. 29. 11:08

퉁*

 

 

/배한봉

 

 

벌교 참꼬막 집에 갔어요

꼬막 정식을 시켰지요

꼬막회, 꼬막탕, 꼬막구이, 꼬막전

�고 삶은 꼬막 한 접시가 올라왔어요

남도 시인, 손톱으로 잘도 까먹는데

저는 젓가락으로 공깃돌 놀이하듯 굴리고만 있었지요

제삿날 밤 괴** 꼬막 보듯 하는군! 퉁을 맞았지요

손톱이 없으면 밥 퍼먹는 숟가락 몽댕이를

참꼬막 똥구멍으로 밀어 넣어 확 비틀래요

그래서 저도 -확, 비틀었지요

온 얼굴에 뻘물이 튀더라고요.

그쪽 말로 그 맛 한번 숭악***하더라고요.

비열한 생각까지 들었어요.

그런데도 남도 시인-이 맛을 두고 그늘이

있다나 어쩐다나.

그래서 그늘 있는 맛. 그늘 있는 소리. 그늘

있는 삶. 그늘 있는 사람.

그게 진짝 곰삭은 삶이래요

현대시란 책상물림으로 퍼즐게임 하는 거 아니래요.

그건 고양이가 젯삿날 밤 참꼬막을 깔 줄 모르니

앞발로 어르며 공깃돌놀이 하는 거래요.

詩도 그늘 있는 詩를 쓰라고 또 퉁을 맞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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