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별 / 박정원
눈물이 마르면 별이 되지 별이 사라지면 이내 또 눈물이 되곤 하지
이렇게 말하는 노시인의 눈빛이 촉촉하다 멀리서 찾으려 하지 말고
가까이에서 찾아봐 그것을 발견하는 눈빛을 언제나 빈짝이도록 갈아
놓는 것 잊지 말구 우리들 안엔 많은 별들이 있지 그걸 위에서 보느냐
아래에서 보느냐 곁에서 보느냐 속에서 보느냐 뒤집어보느냐 거꾸로
보느냐 짓밟아보느냐 칼로 베어보느냐 입으로 물어뜯어보느냐 잘근잘
근 씹어보느냐 어떻게 보느냐 생각하는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지 별이
눈물이고 눈물이 별이라고 안 했어 '마르면' '사라지면' 이라고 있잖아
'마르면' 대신에 '흘리면' 으로 할 수도 있고 '사라지면' 대신에 '들어
오면'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 별이고 눈물이고 다 기호로 만든 약속에
불과해 처음 말을 틔우는 아기처럼 별이 꼭 별이 아닌 다른 별로 그려
봐 검은 산등성이 중간쯤 별 하나 빗금을 그으며 사라지는 모습이 노
시인의 어깨너머로 설핏 보인다
2010 오늘의 좋은 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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