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가구가 운다, 나무가 운다 / 이정환

주선화 2012. 5. 9. 10:44

               가구가 운다, 나무가 운다 / 이정환

 

                            

 

 

한밤중 한 시간에 한두 번쯤은 족히

찢어질 듯 가구가 운다, 나무가 문득 운다

 

그 골짝

찬바람 소리

그리운 것이다

 

곧게 뿌리내려 물 길어 올리던 날의

무성한 잎들과 쉼 없이 우짖던 새 떼

 

밤마다

그곳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일순 뼈를 쪼갤 듯 고요를 찢으며

명치 끝에 박혀 긴 신음 토하는 나무

 

그 골짝

잊혀진 물소리

듣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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