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가 운다, 나무가 운다 / 이정환
한밤중 한 시간에 한두 번쯤은 족히
찢어질 듯 가구가 운다, 나무가 문득 운다
그 골짝
찬바람 소리
그리운 것이다
곧게 뿌리내려 물 길어 올리던 날의
무성한 잎들과 쉼 없이 우짖던 새 떼
밤마다
그곳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일순 뼈를 쪼갤 듯 고요를 찢으며
명치 끝에 박혀 긴 신음 토하는 나무
그 골짝
잊혀진 물소리
듣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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