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두 개의 인상 / 강인한

주선화 2021. 1. 1. 16:21

두 개의 인상

 

ㅡ 강인한

 

 

1

다들 불 끄고 잠든 밤

앞마당 우물에 나와 끼얹는 물소리

희다.

 

열여덟 블라우스 흰 교복

복숭아처럼 솟은 가슴

희다.

 

잠들락 말락어렴풋한

틈새로

차갑게 끼얹는 한 줄기

물소리.

 

 

2

진심으로 달라고 하면

주고 싶데요,

나는.

 

지나간 남의 이야기처럼

말하는 목소리

들린다.

 

웃고 있는 사진 속

향연(香煙)처럼

물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