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인상
ㅡ 강인한
1
다들 불 끄고 잠든 밤
앞마당 우물에 나와 끼얹는 물소리
희다.
열여덟 블라우스 흰 교복
복숭아처럼 솟은 가슴
희다.
잠들락 말락어렴풋한
틈새로
차갑게 끼얹는 한 줄기
물소리.
2
진심으로 달라고 하면
주고 싶데요,
나는.
지나간 남의 이야기처럼
말하는 목소리
들린다.
웃고 있는 사진 속
향연(香煙)처럼
흰
물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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