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제하다
ㅡ전영임
누구 하나 기별없는 전화기를 매만진다
두무지 알 수 없는 번호들을 지운다
절두산 망나니 손이
칼춤 추듯, 칼춤 추듯
삭제한 낯선 이름 온 저녁을 붙잡는다
단칼에 날린 순간 불현듯 떠오르는
아뿔싸, 목을 벤 후에
도착한 어명 같은
산다는 핑게 속에 까마아득 잊혀져간
나는 또 누구에게 삭제될 이름일까
희미한 번호를 뒤져
늦은 안부 묻는다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검정 봉지 속사정 / 곽종희 (0) | 2022.01.19 |
---|---|
동막역 3번출구 / 정상미 (0) | 2022.01.07 |
사설시조 모음집 참깨꽃 머슴살이 (외) (0) | 2021.12.03 |
단시조 읽기 (0) | 2021.09.09 |
단시조 읽기 (0) | 2021.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