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봉지 속사정
ㅡ곽종희
바리바리 싸서 주신 귀향길 반봇짐에
아껴두신 씨감자가 반갑게 날 맞는다
진즉에 물렸다는 말 목울대에 걸리는데
이밥은 못 먹여도 배곯게는 않겠다던
어머니 모진 다짐 버짐같이 번진 날에
그 속내 모르던 나는 양지 녘에 쪼그리고
베란다에 쳐박아 둔 봉지에서 싹이 났다
쭈글쭈글 몸피에서 피워낸 어린 싹이
죄송한 느낌표 하나 나 대신 치켜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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