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그리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 / 모 헌

주선화 2022. 1. 19. 15:34

그리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

 

ㅡ모 헌

 

 

그대가 말했다

 

당신이 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것처럼

저도 그렇게 당신을 보고 싶어요

그러니 당신의 눈을 저에게 주세요

그래서 나는 그대에게 내 눈을 주었네

 

당신이 제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처럼

저도 그렇게 당신의 마음을 듣고 싶어요

그러니 당신의 귀를 저에게 주세요

그래서 나는 그대에게 내 귀를 주었네

 

당신이 저에게 달콤한 말로 속삭이듯이

저도 그렇게 당신에게 속삭이고 싶어요

그러니 당신의 입술을 저에게 주세요

그래서 나는 그대에게 내 입술을 주었네

 

당신이 저를 품에 안듯이

저도 부드럽게 당신을 안아주고 싶어요

그러니 당신의 몸을 저에게 주세요

그래서 나는 그대에게 내 몸을 주었네

 

나는 온전히 비어 버렸어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공기 같은 존재로

오직 마음만 남아서 진동하고 있었지

누군가 내 마음의 진동을 느꼈나 봐

그가 말했네

'이것은 한 편의 시로구나'

 

그리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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