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방
- 김재근
여긴 고요해 널 볼 수 없다
메아리가 닿기에
여긴 너무 멀어 몸은 어두워진다
시간의 먼 끝에 두고 온
목소리
하나의 빗소리가 무거워지기 위해
몸은 얼마나 오랜 침묵을 배웅하는지
몸 바깥에서 몸 안을 들여다보는
자신의 눈동자
아직 마주친 적 없어
침묵은 떠나지 않는다
말없이 서로의 몸을 찾아
말없이 서로의 젖은 목을 매는 일
빙하에 스미는 숨소리 같아
잠 속을 떠도는 몽유 같아
몸은 빗소리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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