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욱한 사랑 / 김혜순 자욱한 사랑/김혜순 세상에! 네 몸 속에 이토록 자욱한 눈보라! 헤집고 갈 수가 없구나 누가 가르쳐주었니? 눈송이처럼 스치는 손길 하나만으로 남의 가슴에 이토록 뜨거운 낙인 찍는 법을 세상에! 돌림병처럼 자욱한 눈보라! 이 병 걸리지 않고는 네 몸을 건너갈 수가 없겠구나 갓 세상에 태어난 어린 .. 다시 한번 읽어 보는 시 2008.05.13
비가 와도 젖는 者는 /오규원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오규원/‘비가 와도 젖는 者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우리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고 말했다. 시간의 일회성과 불가역성(不可逆性), 인간 존재의 유한함을 명료하게 요약한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다가왔다가 사라.. 다시 한번 읽어 보는 시 2008.05.13
꽃들이 딸꾹 꽃들이 딸꾹, / 신정민 엄마가 몰래 딸꾹, 꽃잎을 먹었지요 꽃들이 자꾸 피어서 엄마는 딸꾹, 나 몰래 자꾸 꽃을 따 먹었지요 들키지 않으려고 딸꾹, 꽃을 삼키는 바람에 딸꾹, 딸꾹질이 멈추지 않네요 꽃이 죽을까봐, 엄마가 딸꾹, 죽을까봐 나는 이미 닫힌 약국 문을 두드려요 아홉 살 딸꾹, 나는 아직.. 다시 한번 읽어 보는 시 2008.05.06
퉁* / 배한봉 퉁* /배한봉 벌교 참꼬막 집에 갔어요 꼬막 정식을 시켰지요 꼬막회, 꼬막탕, 꼬막구이, 꼬막전 �고 삶은 꼬막 한 접시가 올라왔어요 남도 시인, 손톱으로 잘도 까먹는데 저는 젓가락으로 공깃돌 놀이하듯 굴리고만 있었지요 제삿날 밤 괴** 꼬막 보듯 하는군! 퉁을 맞았지요 손톱이 없으면 밥 퍼먹는 .. 다시 한번 읽어 보는 시 2008.04.29
대낮 (서정주)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 서정주 /‘대낮’ 일러스트레이션=김수진 기자 여기 들끓는 청춘의 몸이 있다. 하나의 몸이 다른 하나의 몸을 부른다. 달아나면서 부르는 몸은 강렬한 매혹의 이미지이다. 아편의 종류인 ‘핫슈’처럼 치명적인 도취와 환각의 상태로 유인한다. 청춘의 관능은 매우 위험하고 .. 다시 한번 읽어 보는 시 2008.04.26
내 마음 아실 이 / 김영랑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김영랑/‘내 마음을 아실 이’ 동상이몽, 나란히 누워 다른 꿈을 꾸는 사람들. 그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 한다 해도 나는 당신의 꿈을 함께 상영할 수도 없고 훔쳐볼 수도 없다. 당신이나 나나 혼자 꿈을 꾸고 혼자 생각한다. 당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어? 당신은 아무.. 다시 한번 읽어 보는 시 2008.04.18
[스크랩] 김지유 시인 작품 김지유 시인 1973년 서울에서 출생하였으며 2006년 『시와반시』를 통해 등단했다. 액션페인팅 / 김지유 렌탈의 조건 / 김지유 엘리베이터 / 김지유 좌욕 / 김지유 등 / 김지유 액션페인팅 / 김지유 술 취한 사내가 잠든 새벽, 여자가 벽을 닦는다 벽엔 간밤의 핏자국이 묻어 있다 닦아내면 닦아낼수록 사.. 다시 한번 읽어 보는 시 2008.04.17
비 옷을 빌어 입고 /김종삼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 김종삼/‘비옷을 빌어 입고’ 하루 종일 비 내리는 날, 가까운 데서 트럼펫 소리가 들린다. 그 사랑스러운 멜로디를 따라 지나간 추억들이 하나 둘 번져온다. 아주 오래전 개성(開城)에서 만났던 한 여고생을 향한 사랑과 실연의 기억이 빗속으로 번져가고, 비옷마저 빌어 입고 .. 다시 한번 읽어 보는 시 2008.04.12
그대가 내게 보내는 것 /박재삼 박재삼/‘그대가 내게 보내는 것’ 못 견디게 하는 봄이다. 이제 살아 있는 것들은 봄볕 속에서 못 견딜 것이다. 못물은 논에 모를 내는 데 필요한 물이다. 그 물은 벼농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생명의 조건이다. ‘찰랑찰랑’이라는 어감이 말해 주는 것처럼, 그 물은 넘칠 듯 넘치지 않는다. 그것이 .. 다시 한번 읽어 보는 시 2008.04.04
먼 사람에게 / 박목월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박목월/‘먼 사람에게’ 일러스트레이션=김수진 기자 오늘도 나는 팔을 저으며 거리를 걸어간다. 내 팔은 자동적으로 ‘반원’을 그으며 앞뒤로 흔들린다. 그런데 이 자동적인 동작에 그리움이 어리면, 그리하여 다른 곳에서 팔을 저으며 거리를 걸어갈 먼 당신을 떠올리면, 내.. 다시 한번 읽어 보는 시 2008.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