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백석 [현대시 100년-위안의 詩]백석/‘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얼마 전, 한 영화기사 인터뷰에서 1930, 40년대 모던보이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가 헤어스타일을 고민하던 중 우연히 알게 된 시인 백석의 사진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제 제법 백석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 현대시 추천 100 2008.07.15
하루만의 위안 / 조병화 [현대시 100년-위안의 詩]조병화/‘하루만의 위안’ 그 ‘하루’에 바쳐진 이 시는 “잊어버려야만 한다”는 말을 주문처럼 반복한다. 상처의 내용은 희미하게 그린 반면, 상처를 견디는 방법은 선명하게 강조하고 있다. 이 시의 진정한 주어는 ‘나’가 아닌, “잊어버려야만 한다”는 필사적인 마음 .. 현대시 추천 100 2008.07.04
절정 /이육사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이육사 ‘절정’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육사와 절친했던 문우로서 신석초는 1944년 1월 16일 중국 베이징(北京) 감옥에서 별세한 이육사를 추억하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이육사의 인물’이라는 글에 나타나 있는 그의 인상기에 의하면, 여성에 대한 이육사의 태도에는 “.. 현대시 추천 100 2008.06.27
'애송시 100편을 마치며'.... '애송시 100편' 연재를 마치며 "대학 강의실 교재로 삼을 정도로 호평" 경제인 친목 모임에서도 "詩강연 해달라" '詩의 달' '詩의 도시' 선포한 지자체도 정리=김태훈 기자 scoop87@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08.05.04 22:09 / 수정 : 2008.05.05 03:13 한국현대시 100주년을 맞아 조선일보가 연재한 '현대.. 현대시 추천 100 2008.05.06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김영랑/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 현대시 추천 100 2008.05.06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일이 끝나 저물어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 현대시 추천 100 2008.05.04
오산 인터체인지 /조병화 조병화/오산 인터체인지 자, 그럼 하는 손을 짙은 안개가 잡는다 넌 남으로 천 리 난 동으로 사십 리 산을 넘는 저수지 마을 삭지 않는 시간, 삭은 산천을 돈다 등(燈)은, 덴막의 여인처럼 푸른 눈 긴 다리 안개 속에 초초히 떨어져 서 있고 허허들판 작별을 하면 말도 무용해진다 어느새 이곳 자, 그럼 넌.. 현대시 추천 100 2008.05.02
맨발/ 문태준 문태준/맨발 어물전 개조개 한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펄과 물속에 오래 담겨 있어 부르튼 맨발 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조개는 최초의 궁리인 듯 가.. 현대시 추천 100 2008.05.01
비망록 / 김경미 김경미/비망록 햇빛에 지친 해바라기가 가는 목을 담장에 기대고 잠시 쉴 즈음. 깨어보니 스물네 살이었다. 신(神)은, 꼭꼭 머리카락까지 졸이며 숨어있어도 끝내 찾아주려 노력하지 않는 거만한 술래여서 늘 재미가 덜했고 타인은 고스란히 이유 없는 눈물 같은 것이었으므로. 스물네 해째 가을은 더.. 현대시 추천 100 2008.04.30
인파이더 / 이장욱 이장욱/인파이터 -코끼리군의 엽서 저기 저, 안전해진 자들의 표정을 봐. 하지만 머나먼 구름들이 선전포고를 해온다면 나는 벙어리처럼 끝내 싸우지. 김득구의 14회전, 그의 마지막 스텝을 기억하는지. 사랑이 없으면 리얼리즘도 없어요 내 눈앞에 나 아닌 네가 없듯. 그런데, 사과를 놓친 가지 끝처럼 .. 현대시 추천 100 2008.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