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추천 100

아라베스크

주선화 2008. 10. 27. 10:15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아라베스크/최정례

 

그는 내 이름을 끊으려 했다고

끊겠다고 했어요

그가 공사장에서

콘크리트 바닥을 해머로 내리치는 걸 봤어요

드릴로 구멍을 파고 불칼로 쇠를 잘랐어요

그는 느닷없이 소리를 지르고 쌍욕을 해댔어요

그러다가도

날아가던 작은 새를 보고

그것은 참새가 아니라 방울새라고 했어요

나는 그게 방울새인 줄 처음 알았어요

 

▲ 임선미 ‘월하독작’(月下獨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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