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 / 박서휘
은빛으로 완성하고 싶었던 비린내 나는 나의 생이여
멸치휘리그물이 덮칠 때 전속력으로 도망치고 싶은 순간,
순간마다, 다시 태어나고 싶어 바다라는 문장 밖으로 뛰어올랐다
내 詩가 가벼움에 벽을 향해 뛰어오르다 주검으로 남았을 때
뼈 고르고 똥 빠진 미라로 남아 아니다 아니다 부정할 때
해풍에 말린 따뜻한 국수로 끓인 위로가 온다, 슬그머니
찾아온다, 남해 어디 박스에 담겨 배달돼 온 저 멸치는 절망이지만
이 밤 국수 국물 속 바다를 우려낸 깊은 맛의 너는 분명 느낌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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