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골목길 / 이수익

주선화 2021. 7. 12. 12:16

골목길

 

ㅡ 이수익

 

 

네가 사라져 버린 좁은 그 골목에

일 년이 가도 십 년이 가도 변치 못할

기념비 같은 내 사랑,

 

나타날까 봐

 

처연하게 온몸에 비를 맞으면서 기다리고 있는

이 마음

 

벙어리 같은, 치욕 같은, 몸부림 같은 내 사랑

그 골목길 끝에서

울고 있네

 

 

* 시집 《그리운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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