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어떤 사랑 이야기 / 강인한

주선화 2021. 7. 12. 12:23

어떤 사랑 이야기

 

ㅡ 강인한

 

 

스무 살 무렵

내 사랑은 설레는 금빛 노을이었다.

 

비가 내리고

눈이 쌓이고

 

서른 살 무렵

내 사랑은 희미한 꿈결 속을 뒤척이는

가랑잎이었다.

 

속절없는 바람이 불고

바람 위에 매운바람이 불고

 

언제 사랑은

삶보다 어렵고 한갖 쓸쓸할 뿐,

 

어느 쓰라린 어둠 숙

한 덩이 빛나는 슬픔으로

내 사랑은 운석(隕石)처럼 묻혀 있을까.

 

 

 

*시집 《당신의 연애는 몇 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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