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좋은 아침 / 김동균

주선화 2024. 9. 28. 07:56

좋은 아침

 

- 김동균

 

 

  아침이 필요하면 구두를 신는다. 구두를 신으면

아침이 온다. 구두를 벗고 나면 일과가 끝난 줄

알았는데, 딱히 그렇지는 않군요. 아침은 식상해.

이 구두를 너무 많이 신은 거야. 구두를 바꾸자. 새

구두를 신고 건물에 들어서면 "좋은 아침입니다"

누가 인사를 한다. 이 구두가 가볍다는 말이 정말

인가봐. 가방을 내려놓고 옆자리에 앉는다.

의자를 바투 당기고 다들 즐거운 일에 몰두하고

있군요. 구름이 걷히고 구두는 의자와 책상 형광

등 그리고 천장 일부를 비춘다. 비로소 구두가 사

라지나 봐. 그들처럼 나도 몰두하게 되나 봐.

나직하게 말한 것 같은데 모조리 나를 쳐다보는

아침. 이런 게 아침이라면 저는 웃으면서 말할 수 

있습니다. "맞아요. 좋은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