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추천 100

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주선화 2008. 2. 11. 11:32

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

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엇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

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밝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 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

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 음식도 없이 맨 술

한 병 차고 병자처럼, 그러나 치병과 환후는 각각 따로인 것을 킥킥 당신

이쁜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 버릴 수

없는, 부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    < 1992년 >

 

 

 

* "그대"는 어떻게 "당신"이 되는가, 허수경시인은 "그대라는 자연의 달이

나에게 기대 와 저를 부빌 때" 라고 했다

"사내"가 아름다울 때, 그 아름다움에 기댈 수 있을 때 "당신"이 되기도 한다

부빈다는 것, 기댄다는 것, 그것은 다정이고 병이기도 할 것이다

 

허수경시인은 울음같은, 비명같은, 취생몽사같은 시집, "혼자가는 먼 집"

낸 직후 독일로 휘리릭 날아가버렸다

16년째다, 생부가 돌아간 직후다. 동안에 대책없는 맨 몸.

고고학을 공부하고 잘산다했다

당신이라는 말은 언제 불러도 참 좋다. 그리고 참 참혹하다, 킥킥 당신...(정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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