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품

씨발 / 주선화

주선화 2008. 2. 13. 16:48

씨발 / 주선화

 

 

하루종일 귀가 가렵다

집에 들어가는데 코앞에서 문이 닫혀서

씨발,

문틈에 옷이 끼어서

씨발,

이마위에 버려진 말

무심결에 던져진 말

시발택시를 모는 삼촌이 시발택시에 치어 죽었다

마지막으로 한 말이

씨발,

참 정겨운 말이다

가렵지도 않은데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더렵지도 않은데 더려워지는

머리위로 찌익, 물똥 싸고 가는 놈만 아니라면

입에서 저절로 나오지 않을 말

그래,

말 많은 세상

하나 더 보탠다고 욕이라 할까

씨발,

 

 

 

* 시와창작 2008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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