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들을 아이들을 좋아한다 / 주선화
할아버지는 내 것을 만지기 좋아해요
부드러운 손길로 쓰다듬어 주고
킁킁 냄새 맡기를 좋아해요
나에게 달콤한 향기가 난다나요
이뻐 죽겠다고 자꾸 뽀뽀를 해요
할아버지의 거친 수염이 빰에
아랫도리에 벌건 자국을 남겨요
푸푸푸 불어요
푸루루푸루루 비 온다고 하지말래요
입술을 맞추는 나를 향해 때려요
비오면 너를 볼 수 없다고
보고 싶지 않아 푸루루푸루루
무서워요 할아버지
나는 아직 어려요
할아버지가 만져서 젖지는 않아요
꽃도 피지 않아요
영글지도 못해요
나는 아직 자라지 못했는 걸요
비행기를 태워도
나는 날지 못헤요
가슴에 꼬옥 안고
자장자장 큰 손바닥으로
나를 마구 때려요
잠든 나를 가져요
* 시와창작 2008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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