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 있는 시

경남 청소년 고등부 운문 대상

주선화 2009. 6. 27. 10:03

우리 동네

축산물 등급 판정소

줄지어선 돼지들

죽어야만 받는 등급



우리 동네

상봉동 명문 고등학교

붙어 앉은 아이들

살기 위해 받는 등급



살만 쪄라

한 평 남짓 우리 속

주는 것만 받아먹는

다리가 무색한 비곗덩어리



공부해라

작은 감옥 교실

껍데기외우

나이가 무색한 목각인형



결국에는

누군가의 식탁

오르기 위함임을

돼지에게 등급이 무슨 의미랴



내 것인 듯

인생의 열쇠라 하지만

거대한 톱니바퀴의

삐걱이는 한 조각일 뿐



등급 따라

팔려가는 돼지

등급 따라 팔려가는

우리들의 모습



고사 상 위

마주치는 눈빛

고무처럼 굳은 돼지

웃는 건지 우는 건지

/천혜리(진주여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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