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품

기러기

주선화 2009. 9. 7. 16:08

기러기 / 주선화

 

 

비사벌 나들이 삼아 고속도로를 달렸다

간이 떨어졌다

콩알만 했다.

놀란 것도 순식간,

고속도로를 도박도박 걸어가는 녀석

죽음을 추월한,

저 각진 걸음걸이

평야에서 이것까지 날아오는 도안

날갯짓이 수천수만이었을,

죽음의 고비 또한 얼마나 넘겼으면

저리 의연할까?

잠깐만 한눈팔아도 오금이 저리는 고속도로

 

문득

고개들어 하늘보니

날개 편 검은 큰 새

활짝 날은다.

 

 

 

* 경남문학 88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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